영웅 시대 최고의 명문가에 내려진 저주, 아트레우스 왕가 이야기 – 상(上)

(타르타로스에서 탄탈로스가 받는 형벌)

아트레우스는 증오에 몸을 떨게 되었고, 티에스테스에게 가장 잔인하게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고심 끝에, 그는 티에스테스에게 전령을 보내 화해하고, 미케네 왕국의 절반을 주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아트레우스는 그의 귀환을 축하하며 융숭한 연회를 열게 됩니다. 그의 앞에 이상할 정도로 푸짐한 국이 놓여졌습니다. 아트레우스는 그 국을 마심으로써 이 연회를 축하하자고 권합니다.

 “형님, 이 국에는 무엇이 들어있길래 이리도 푸짐한 것입니까?”

 “자네와의 화해를 위한 국일세. 자네에게만 주는 이유는 자네가 이 자리의 주인공이기 때문이고, 따라서 가장 귀한 고기를 잡아 자네에게 주는 것일세. 자네가 마시고 나면 그 국의 정체가 무엇인지 가르쳐주겠네.”

 티에스테스는 이 말에 국을 허겁지겁 다 먹어버렸습니다. 그 때 아트레우스가 내뱉은 말은 굉장히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자네가 국을 먹었으니, 이제 그 국의 정체를 가르쳐주겠네. 그 국은 다름 아닌 사람으로 만든 것이지. 자네 아들들의 고기는 맛이 어땠나? 내 아들을 내 손으로 죽게 만든 심정을 느껴보란 말이네!”

 티에스테스는 충격에 빠져 울부짖기 시작했습니다. 티에스테스의 아들 세 명이 모두 아트레우스의 손에 죽었다는 말에도 충격을 받았지만, 자신이 아들들의 고기를 먹었다는 것에 그는 미칠듯이 역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티에스테스는 분노로 거의 반미치광이가 되었습니다. 그의 인생은 이제 아트레우스를 죽이려는 목적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트레우스는 또 다른 정적의 처리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를 배신하고 티에스테스에게 황금 양털을 넘겨준 왕비 아에로페는 아트레우스의 명령으로 처형당하고 맙니다.

 티에스테스는 아트레우스를 향한 증오에 고심하다가 마침내 델포이에서 신탁을 받게 됩니다. 

 “티에스테스, 너와 네 딸인 펠로피아 사이에서 낳은 아들만이 아트레우스를 죽일 수 있다.”

 그는 존속 살인을 유도했기 때문에 모든 신들에게 버림받았던 것인지, 신탁마저도 잔인했습니다. 그러나 아트레우스를 죽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방법이라도 상관 없었던 그의 눈에는 이제 인륜이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딸인 펠로피아의 방에 잠입하여 그녀를 겁탈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때 펠로피아는 자신을 겁탈한 자가 누군지 알아두기 위하여 그의 허리춤으로부터 검을 훔쳐놓았습니다. 티에스테스는 곧 어둠을 틈타 사라지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운명의 장난이랄까, 거리를 행차하던 아트레우스는 펠로피아를 발견하고 그 아름다움에 넋이 나가버렸습니다. 펠로피아는 티에스테스의 딸임을 숨긴 채, 아트레우스의 측실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윽고 펠로피아가 아들을 낳자 아트레우스는 그를 정성스럽게 기르게 되고, 아이기스토스라는 이름까지 지어주게 됩니다. 펠로피아는 티에스테스로부터 훔쳐두었던 검을 아들인 아이기스토스에게 물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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