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열도의 주민 (3) 쿠마소,하야토,에미시

일본열도의 주민 2편

1. 일본·일본인

2. 토착 주민

   -서남 지역의 섬들

   -쿠마소, 하야토, 에미시

   -아이누

3. 류큐 열도의 주민

4. 재일 조선인·한국인

5. 일본상

헤이안 시대 에미시 정벌

→쿠마소, 하야토, 에미시

쿠마소는 큐슈 중부에 살면서 야마토 조정에 반항하는 사람들로 나오는데, 그 수령으로 짐작되는 사람의 이름이 『고사기』에는 ‘熊曾建’, 『일본서기』〔게이코(景行)〕에는 ‘熊襲渠師’로 등장한다. 다시 등을 돌린 쿠마소를 격퇴하기 위하여 일본무존(日本武尊)을 파견했고, 나아가 주아이(仲哀) 천황대에도 재삼 쿠마소를 토벌하였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한편 이들보다 더 남쪽에 살던 하야토는 이후 지명으로 사츠마나 휴가에 걸친 지방에 살면서 조정에 복종하지 않던 사람들을 가리키는데, 덴무(天武) 천황 11년에는 조정에 공물을 가져와 스모를 봉납하였다는 사실이 『일본서기』에 기록되어 있다. 야마토 조정의 지배하에 편입되고 난 뒤 하야토는 사령을 진압하는 주술적 능력을 가졌다고 간주되었고, 율령 체제하에서는 하야토사(隼人司)의 관할 하에 놓여졌으며, 교대로 상경하여 공납하고 천황 앞에서 하야토 춤이나 스모를 봉납하였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에미시는 동방에서 동북에 걸쳐 야마토 조정에 반항하던 선주민을 폭넓게 가리키는 말이었다. 『만엽집(万葉集)』에 수록된 ‘동가(東歌)’도 원래는 이들 동방 사람들의 독특한 노래를가리킨다. 이 노래를 수록한 것은 중앙 조정의 입장에서도 그들의 독특한 문화 전통이 관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나아가 동북 지방의 에미시에 대한 대응은, 다이카(大化) 개신 전까지는 지방 토호의 손에 위임되거나, 혹은 집단 전체가 복속된 것이 토호로서 조정의 지배하에 편입되는 그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이카 개신 이후에는 누타리(淳足)∙이와후네(磐舟)가 두 성채를 보수하여 다시 쌓고 아베히라오(阿倍比羅夫)가 원정을 한 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조정에 의한 적극적인 경영과 더불어 군사적 긴장도 높아진 듯하다. 그 후에는 에미시 지역 안에 성채를 설치하여 사람들을 이주시켰고, 에미시의 반란을 제압하면서 지역 안정을 도모하는 정이(征夷)가 추진되었는데, 이후 이러한 정책은 근세에서 메이지 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래도록 국가의 기본 정책이 되었다. 

조정에 의해 기록된 역사에는 정동사(征東使), 진적장군(鎮狄将軍), 진수장군(鎭守將軍) 등의 이름을 가진 장군이 잇달아 등장하고, 특히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으로 임명된 사카우에 타무라마로(坂上田村麻呂)에 의한 토벌이 획기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조정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많은 에미시 주민들이 포로(俘囚)가 되어 조정에서 정해주는 직할지로 강제 이주되었고, 그 중 일부는 내국으로 옯겨졌으며, 각지에 부수향(俘囚鄉)이 설치되었고, 포로를 군대로 편성하여 ‘오랑캐로 오랑캐를 정벌하는’ 정책도 채택되었다. 

한편 9세기의 ‘천경(天慶)의 난’ 등 포로들의 반란도 이따금씩 반복되었고, 11세기에는 포로들의 우두머리인 아베(安倍)씨도 반란(전9년의 역, 후3년의 역)을 일으켰다. 그 후에도 에미시의 반란과 조정에 의한 토벌, 혹은 조공을 바치는 에미시에 대한 지역 안정 정책이 지속적으로 채택되었다.

왕조를 중심으로 역사가 편찬되는 한 에미시는 어디까지나 정복의 대상일 뿐이지만, 만일 에미시의 입장에서 역사를 쓴다면 전혀 다른 내용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가정이 전혀 비현실적이라고만 할 수도 없는 것이, 동북 지방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의 조상도 어떻게든 에미시나 부수(포로)들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며, 부수(포로)는 아니더라도 메이지 이후의 중앙집권적 체제하에서 소외감을 경험해온 사람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지역 주민의 주체성을 존중하는 지방분권화의 흐름을 감안할 때 역사 서술도 주민의 주체적인 인식을 포함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새롭게 써야 할 점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박물관의 전시나 지역 교육에서는 이러한 복안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이토 아비토(2009), 『일본 사회 일본 문화: 동경대 특별 강좌』. 소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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